그 사람이 전설이 된 이유
2007년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 '나는 전설이다(I Am Legend)'는 리처드 매디슨의 원작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SF 액션 스릴러 영화입니다. 프랜시스 로런스 감독이 연출을 맡으면서 원작과는 다른 독자적인 방향으로 각색되었고, 미국의 유명한 배우 윌 스미스가 주인공을 맡으며 큰 화제를 모은 작품입니다. 영화의 배경은 어떤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이 감염되면서 대부분의 인류가 사라지고 없는 뉴욕입니다. 윌 스미스가 연기한 주인공 '로버트 네빌'은 과학자이며 홀로 살아남은 마지막 인류입니다. 그는 바이러스에 면역을 가져 감염되지 않지만, 그것이 축복인지 저주인지 모르게 홀로 생존하여 황폐한 도시 생활을 이어갑니다. 로버트의 곁에서는 유일한 가족이자 동료와도 같은 셰퍼드 '샘'이 항상 그를 지킵니다. 이 영화에서 윌 스미스는 홀로 생존한 인간으로서 혼란스럽고 고독한 감정을 실감 나고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더 이상 인간이라 부를 수 없는 '신인류'와 겨우 살아남았지만 그 수가 적은 '구 인류' 사이에서 갈등하며 희망과 죄책감을 오가며 펼쳐지는 심리 상태를 설득력 있게 연기합니다. 그 덕분인지 영화 '나는 전설이다'는 개봉 당시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거머쥐며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더불어 전문가들의 호평은 물론 34회 새턴 어워즈에서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받고 17회 MTV 영화 & TV 어워즈에서 최고의 남자배우상을 받는 등 연기력과 연출을 인정받았습니다. 이와 함께 여러 시상식에서 특수효과 및 음향 부문에서 수상 후보에 오르는 등 작품성과 함께 기술적인 완성도까지 인정받은 작품입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서막
영화의 배경 도시는 뉴욕으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개발된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전 세계 인류를 멸망시킨 이후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주인공 네빌은 홀로 살아남은 생존자이자 과학자로서, 낮에는 수색 활동을 통해 식량과 자원을 찾아 실험을 진행하고 밤에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돌연변이 생명체 '다크시커(Darkseekers)'들을 피해 몸을 숨기며 지냅니다. 이처럼 일상적이지 않은 일상을 덤덤하게 보여주며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전달하고, 고립된 채 반복되는 일상을 통해 점점 정신이 무너지며 마네킹과 대화하는 네빌의 안타까운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네빌은 샘과 사슴 사냥을 하던 중, '다크시커'들이 모여있는 아지트를 발견합니다. 그들에게 잡혀 죽을 고비를 넘긴 끝에 괴생명체 하나를 생포하게 됩니다. 그때 다른 괴생명체가 매우 분노한 모습으로 괴성을 지르며 네빌에게 포효하지만, 네빌은 그 모습이 비인간적이고 야만적이라고 해석합니다. 하지만 감독판 결말에서 알 수 있듯, 당시 분노한 모습을 보였던 '다크시커'는 매우 '인간적'인 감정적 반응을 보인 것이었습니다.
두 가지 결말의 차이점
네빌은 생포한 '다크시커'를 이용해 자기 피로 백신을 개발하려고 하지만 실패하고 실망합니다. 이후, 네빌은 괴생명체들이 놓인 덫에 걸려 샘을 잃습니다. 유일한 가족이자 친구를 잃은 충격으로 분노한 네빌은 이성을 잃고 괴생명체들에게 복수하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본인도 죽을 위기에 처합니다. 그때 또 다른 생존자 '안나'가 그를 구해줍니다. 그렇게 네빌은 안나와 이든이라는 두 생존자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바이러스가 추운 날씨에는 활동성이 떨어지며 버몬트에 생존자 기지가 있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영화의 끝으로 향하며 생존자들은 집으로 들이닥친 괴생명체들과 대치하게 되고, 실패한 줄 알았던 네빌의 백신이 사실 성공적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때 극장판과 감독판에 따라 두 가지 다른 결말을 보여줍니다. 극장판에서는 네빌이 희생하고 안나와 이든은 백신을 가지고 생존자들이 있는 기지로 떠나 백신을 전파하며 네빌은 제목처럼 전설로 남게 됩니다. 하지만 감독판에서는 사실 '다크시커'가 인간과 다름없이 그들만의 소통하고 감정과 이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이 재건한 사회를 이루고 살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그렇게 괴생명체 무리는 네빌에게 잡혀갔던 다크시커를 데리고 사라지고, 네빌과 안나 그리고 이든은 다 같이 백신을 들고 생존자 기지로 가게 됩니다. 최근 영화 '나는 전설이다'의 속편 제작이 확정되면서 공식적인 결말은 감독판 버전으로 정해졌습니다.
진정한 인간성이란 무엇인가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속 생존자의 고군분투 생존 극을 넘어 진정한 인간성에 대한 고찰에 있습니다. 인간의 눈으로 볼 때 바이러스에 감염된 괴생명체 '다크시커'는 그저 괴물 같지만, 그들의 입장과 그들이 만든 사회에서는 그들만의 규칙과 일상이 존재합니다. 이처럼 생존자 네빌이 감염자 괴생명체를 오해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같은 인간들끼리도 얼마나 쉽게 타인을 대상화하고 악마나 괴물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는지 성찰하는 기회를 선사합니다. 이처럼 철학적인 질문과 함께, 폐허가 된 텅 빈 뉴욕 도시의 황폐한 이미지, 그리고 '다크시커'라는 괴생명체는 이 영화를 매우 인상적으로 만드는 중요한 요소들입니다. 원작 소설에서는 좀 더 철학적인 관점이 부각됩니다. 원작에서는 네빌이 다크시커들의 입장에서 전설이며 공포의 존재이지만, 영화에서는 대중성을 살려 인간들의 영웅이자 전설로 그렸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원작과 영화 모두 각각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으며, 공통된 주제는 인간성에 대한 고민으로 동일하다 할 수 있습니다. 영화 '나는 전설이다'는 긴장감 넘치는 화려한 액션과 깊은 울림을 주는 메시지가 한데 어우러져 단순한 블록버스터를 넘어서는 커다란 감동을 전해줍니다. 단절과 고립을 통해 더욱 부각되는 연대의 중요성, 그리고 진짜 인간다운 모습과 인간의 정의에 대한 질문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멋진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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