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브리짓 존스의 일기' 시리즈
2001년에 개봉한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2편과 3편이 나올 만큼 큰 인기를 끈 영국 로맨틱 코미디 영화입니다. 주인공 브리짓 존스를 맡은 배우 '르네 젤위거'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인데요, 이처럼 불후의 시리즈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 온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가 올해 2025년 4번째 시리즈로 돌아왔습니다. 4월에 개봉하는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를 영화관에서 만나기에 앞서, 시리즈의 뿌리가 되는 1편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이 영화는 솔로로 32살을 맞이한 브리짓이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다짐과 함께 일기를 쓰며 시작됩니다. 24년 전에 제작된 영화인 만큼 시대 차이를 느낄 수 있고, 익숙한 배우들의 젊은 시절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는 영화입니다. 특히 브리짓을 둘러싼 두 명의 남자 주인공이 아주 눈에 띕니다. 우선 '마크 다시' 역할을 맡은 배우는 우리에게 영화 '킹스맨'으로 친근한 '콜린 퍼스'이고, 바람둥이 '다니엘' 역할을 맡은 배우는 영화 '웡카'에서 움파룸파 역을 소화한 '휴 그랜트'입니다. 정반대의 매력을 가진 두 남자 사이에서 브리짓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떤 선택을 내릴지 지켜보는 것도 이 영화의 재미난 포인트입니다. 사실 두 사람은 1960년생 동갑내기로, 1편이 공개된 당시 나이는 40세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이미지와 비교했을 때 더더욱 젊어 보이는 효과가 있어 마치 그들의 리즈 시절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고전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 1편에서 브리짓은 32살의 나이로 '노처녀'라고 불리며 주위에서 남자 친구를 만들고 늦기 전에 결혼하라는 성화를 듣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브리짓은 근무하던 출판사의 상사인 '다니엘'과 연인처럼 만나는 사이가 됩니다. 하지만 다니엘은 타고난 바람둥이였고, 브리짓의 가족들을 만나기로 한 날 거짓말을 하고 도망갑니다. 브리짓은 다니엘이 이미 약혼한 사람이 있다는 고백을 듣고 그와 헤어진 다음 출판사를 그만두고 방송국에 취직합니다. 이 과정에서 브리짓은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는 '마크'와 자주 마주쳤습니다. 처음 만난 날은 브리짓의 어머니가 개최한 파티에서 서로 최악의 첫인상을 남겼고, 이후로도 브리짓은 마크가 자신을 한심하게 본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오해가 있었고, 마크는 남몰래 브리짓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브리짓이 다니엘과 헤어진 이후에 브리짓과 마크는 우연히 어떤 모임에서 재회합니다. 이때 마크는 담백하고 진중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합니다. 조금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운 고백인 만큼 브리짓도 곧장 대답을 해주지 못하지만, 이후 방송국에서 일하는 브리짓에게 마크가 변호사 일로 도움을 주며 두 사람은 가까워집니다. 하지만 다니엘의 거짓말과 훼방으로 인해 두 사람은 한 번 엇갈리게 됩니다. 사실 마크와 다니엘은 대학교 친구였습니다. 그리고 둘 사이에 있었던 사건이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 주요 쟁점이 되기도 합니다. 결국 브리짓과 마크, 두 사람이 장애물과 오해를 넘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는 이야기가 이 영화의 골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브리짓 일기의 마침표이자 새로운 시작점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 1편이 브리짓 이야기의 시작점이었다면, 2편은 본격적인 연애 이야기를 다룹니다. 그렇게 두 사람의 해피엔딩으로 시리즈가 막을 내릴 수 있었겠지만, 이어진 3편에서 브리짓은 여전히 솔로로 등장합니다. 브리짓은 헤어졌던 마크와 다시 재회하고, 아빠가 누구인지 헷갈리는 아이를 배고 영화는 '아빠 찾기' 이야기가 됩니다. 1편과 2편을 재밌게 본 영화 팬들은 3편을 다소 실망스럽다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끝난 줄 알았던 시리즈가 무려 9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습니다. 4편에서는 아이를 낳고 잘 지내던 브리짓이 다시 혼자가 되며 싱글맘이자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멋진 연하남과의 러브 스토리가 전개되고, 반가운 얼굴도 등장한다고 하니 이 시리즈를 한 편이라도 재밌게 본 관객이라면 4편,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도 꼭 확인해야겠습니다. 과연 이 시리즈의 엔딩은 어떨지, 과연 4편이 마지막 시리즈가 맞을지 그 부분이 주요 관람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영화 1편에서 마크가 브리짓에게 고백하는 장면에서 나온 대사를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마크는 브리짓에게 '있는 그대로 당신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정작 브리짓은 그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본인도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사랑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랬던 1편과 2편, 그리고 3편을 지나 이번에 개봉하는 4편을 통해 브리짓이 연인이나 아내 혹은 엄마의 역할을 떠나 '인간 브리짓'으로서 온전히 자신을 사랑하게 됩니다. 긴 시간 우리의 곁을 지킨 이 영화의 주제는 결국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까지의 여정'인 것 같습니다. 브리짓 존스의 비밀스럽지만 털털하고 솔직한 일기의 첫 장을 읽었다면 그날의 향수와 추억을 떠올리며 이번에 다시 펼쳐지는 브리짓의 새로운 삶의 첫 장을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